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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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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게 하지 말고
빠져들게 하라

트렌드 읽기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법

경험이 대세다. 이제 소비자는 소유보다 경험에서 오는 즐거움에 가치를 둔다.
브랜드 역시 이름이나 로고를 통한 식별 기능을 넘어, 소비자의 감각과 감성
그리고 삶 안으로 파고드는 체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buy-in

소비자의 체험만이 가장 확실한 브랜딩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에게 주는 눈길은 5초 안팎이라고 한다. 그나마 이 5초의 눈길도 받지 못하고 늪으로 빠져버리는 브랜드도 많다. 넘쳐나는 브랜드 홍수 속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출현 이후 지루함은 소비자에게 최대의 적이 되었다.
분명 모바일은 브랜드의 새로운 플랫폼이고 소비자의 지루함을 날려주는 신나는 놀이터이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기업이 해야 할 역할은 더 많아지고 있다. 모바일과 온라인을 기반한 수많은 브랜드의 출현은 기존의 공급과잉을 초공급과잉로 밀어붙였다. 초공급과잉 시대에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해야만 한다. 변화의 흐름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과 브랜드는 소비자 기억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이러한 양면성을 가진 환경 속에서 브랜드가 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체험(brand experience)’이다. 소비자의 눈길이 머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경험하게 하고, 그 경험마저 상품으로 만들어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경험마케팅(consumer experience : CX-marketing)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방식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의 브랜드와 연관된 소비자의 체험만이 가장 확실한 브랜딩의 순간(Moment of branding)으로 이어진다. 브랜드와 함께 경험을 한 소비자는 단순히 브랜드를 택하는(buy) 것이 아니라 빠져드는(buy-in) 것이다.


사진 ㅣ 출처_ 위키미디어 커먼즈

community

커뮤니티를 통해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판다

1980년대 혼다의 급성장으로 기세가 눌린 할리 데이비슨은 1983년 ‘할리 오너스 그룹(HOG, Harley Owner’s Group)’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든다. ‘To Ride and Have Fun’이라는 모토 아래 운전자 교육, 단체 오토바이 여행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의 결속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할리 데이비슨은 업계 1위를 탈환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할리 데이비슨의 CEO였던 본 빌스(Vaughn Beals)는 “할리 데이비슨이 파는 것은 바이크가 아니다. 우리는 체험을 판다(Harley-Davison does not sell bikes. We sell the experience)”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제품에 담긴 문화를 판다는 의미와 같다. 할리 데이비슨은 HOG(Harley Davidson owners group)라는 충성스러운 브랜드 동반자이자 세계 최대의 브랜드 커뮤니티의 탄생을 가져왔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요가의류 브랜드인 ‘룰루레몬(lululemon)’은 브로슈어가 아닌 인스타그램을 통해 비주얼과 라이브 채팅 등으로 홍보한다. ‘애슬레저(athleisure, 애슬레틱과 레저를 합친 스포츠웨어 업계 용어)’라는 패션 신조어를 만들어 낸 주인공이 바로 룰루레몬이기도 하다. 룰루레몬은 요가복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요가와 명상의 경험을 파는 독특한 방식으로 1998년 창업해 17년 만에 매출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 363개 매장의 평균 성장률은 4%에 달했다. 룰루레몬은 ‘삶을 선물하라’라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룰루레몬 매장은 옷을 고르고 입어보고 계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다를 나누는 공간이다.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직원들 모두 요가 강사 자격증을 가졌다. 옷을 추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가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요가 강의를 주최해 함께 요가도 한다. 소비자에게 룰루레몬의 요가복을 사는 것은 곧 자신에게 투자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모든 스포츠를 포괄하는 ‘종합 스포츠 의류’가 아닌 ‘요가복’이라는 특정 스포츠 의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얻은 성과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ㅣ 룰루레몬에서 진행하는 요가 데이(출처_룰루레몬 홈페이지)

special

특별한 공간에서 누리는 색다른 경험

원두커피 시장에 눌려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위기가 오자, ‘휴대하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의 특징을 살려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 네스카페의 사례도 있다. 네스카페는 캐나타 토론토 시내에 ‘탭룸’이라는 카페를 오픈했다. 이곳은 입구 태블릿PC에 네스카페 커피스틱을 스캔해야 들어갈 수 있다. 무료 와이파이와 쇼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커피스틱 하나만 소지하면 이용할 수 있다. 브랜드의 매력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고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여기 또 다른 특별한 하루를 체험하게 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에어비앤비가 그 주인공이다.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라는 카피로 유명한 숙소 예약 사이트이다. 필자가 볼 때 에어비앤비는 경험마케팅의 명수이다. 상어침실에서의 오싹하지만 스릴 있는 하룻밤, 평소 동경하던 가수 지드래곤의 일산 연습실, 뉴요커를 꿈꾸는 여행자들을 위한 뉴욕의 원룸 아파트 ‘아를의 침실’ 등 여행자들에게 단순히 여행의 피로를 풀어 줄 숙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특별한 ‘삶, 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결과는 두말할 것도 없이 엄청난 경쟁을 하게 만들었다.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 여관을 외부는 그대로 유지하고 내부만 리모델링한 갤러리형 카페인 대구의 ‘문화장’, 목욕탕이 망해서 고깃집을 차렸다는 춘천의 ‘고기 맛을 아는 브로콜리’는 시대의 아날로그적 감성에 경험을 더한 좋은 경험마케팅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영상 ㅣ 네스카페 캐나다 공식 유투브


사진 ㅣ출처_ 저스틴 기그낵 홈페이지

special

리미티드 에디션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쓰레기를 돈을 주고 산다? 실제로 미국의 아티스트 저스틴 기그낵(Justin Gignac)은 ‘뉴욕 시티 쓰레기’를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 에티오피아 등 30여 개국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투명한 정육면체 아크릴 상자에 5~6개 쓰레기를 담아 판매하는데 패키지 바깥쪽에 '뉴욕 시티의 쓰레기', '100% 진짜', '뉴욕시티의 길거리에서 직접 손으로 수거했음' 문구를 삽입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오리지널 버전 쓰레기 상자는 50달러인 반면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등 특별 행사 한정판은 100달러에 판매되었다고 하니 소비자들이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다.
과연 35,000피트 상공에서 마시는 최적의 수제맥주는 무슨 맛일까? 캐세이패시픽항공(cathay pacific)이 세계 최초로 오직 비행기 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기내 전용 수제에일맥주 벳시 비어(Betsy Beer) 출시하고 여행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있다. 고도와 압력을 바탕으로 35,000피트 상공에서 최고의 맛을 내는 에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경험만으로도 욕구를 자극하는데, 여기에 제한적으로 일부만 체험을 할 수 있다 하니 리미티드 에디션에 약한 소비자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상 ㅣ 케세이패시픽 항공 공식 유투브

experience

소비자 스스로 브랜드를 찾아오게 하는 힘

이처럼 브랜드와 동종 상품의 홍수 속에서 기업들은 떠밀려 내려가지 않으려 자신만의 특화되고 색다른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쳐내고자 한다. 브랜드나 상품이 소비자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찾아오게 하는 힘이 경험마케팅에 있는 것이다.
경험을 제공한다는 단순한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무엇을 얻고 어떤 특별함을 느끼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 업계의 판을 바꾸고자 한다면 일단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감각적이고도 감성적인 경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하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 경험에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명확한 콘셉트’가 필요하다. 또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콘텐츠’여야 한다. 이를 경험한 소비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공유하고 싶을 만큼 ‘유니크’해야 한다. 소비자가 충분히 브랜드 안에서 놀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다른 사람을 데리고 이 즐거운 놀이터로 들어오는 수고를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속도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이 그들에겐 이미 흥미가 식어버린 과거의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늘 새로움에 목말라하고, 독특하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경험에 열광하는 소비자는 기업과 브랜드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소유경제 시대에서 소위 체험경제 시대로 바뀐 지금은 광고나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가 자신을 알리는 것은 한계에 다다랐다. 또 동종 브랜드들 사이에서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의 파워에 힘을 보태줄 수가 없다. 이제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를 말하게 하고 널리 퍼지게 해야 한다. 기존의 팩트에 기반한 버즈마케팅을 넘어, 그들의 경험을 통한 결과적 감정을 소문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자, 어떤가? 브랜드의 열광적인 팬을 영업사원으로 채용해야 할 때가 아닌가. 게다가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지도 않으니!

글 _ 이장우(글로벌 브랜드마케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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