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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명진흥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131 한국지식재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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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향한 믿음,
세상을 향한 도전으로

특별한 만남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많은 대중에게 어쩌면 그는 ‘우주인 후보’로 더 많이 알려져 있을지 모른다. 과거에 그는 우주를 꿈꾸던 한 청년이었지만, 지금은 이 땅 위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삶을 개척하는 창업가다. 그가 진출한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시발지로 불리는 3D프린터다. 우주인 후보에서 3D프린터 사업가로 변신한 고산 대표를 만났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가 세상의 모든 스타트업을 향해 이야기했다.
“자신을 믿으세요. 당신의 일이 가치 있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3D printer

우주인 후보에서 3D프린터 사업가가 되기까지

지난 2006년, 한국인 최초로 우주인 후보가 된 고산. 서울대 수학과를 거쳐 인지과학 분야로 동대학원의 석사를 거친 그는 대한민국 첫 우주인을 찾는다는 공고를 접한 후 호기심에 선뜻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마침내 1만8,000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국내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하지만 2년 뒤인 2008년, 그는 우주인 최종선발에서 탈락했다. 당시 그의 탈락 소식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이슈였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이야기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희미해져갔다.
그렇게 흐른 10년의 세월. ‘우주인 후보 고산’은 ‘사업가 고산’으로 변신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던 그는 우주인 최종 선발 탈락 후에도 끝없이 자신만의 크고 작은 도전을 이어가고 있던 것이다.
“최종선발에서 탈락한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일하며 연구원 혹은 행정가로서의 삶을 그렸죠. 이 분야에 대해 더 공부를 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마침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공공정책대학원에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합격했어요. 과학기술 정책을 보다 깊이 공부하고, 그동안 우주인이 되기 위해 받은 많은 혜택을 환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헌데 케네디 대학에 공부하러 가기 전, 한 곳을 더 들렀어요. 싱귤래리티(singularity) 대학이었죠. 미국 항공우주국과 구글이 만든 학교인데 여기서 10주 동안 진행하는 창업캠프에 참여했습니다. 그 때부터 제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됐죠.”
당시 그가 참여한 캠프에는 30개국에서 온 예비 창업가 80여 명이 함께했다. 해당 캠프는 바이오, 나노, 컴퓨터 등의 과학 기술을 배우고 두 세 개의 창업 아이디어를 내면 벤처캐피탈을 투자 받을 수 있는 과정으로, 그가 처음으로 3D프린터를 접한 것도 바로 이곳이었다.
“싱귤래리티 대학에서의 10주 동안의 경험이 제 세계관을 바꿨다고 해야 할까요. 순수과학도 중요하지만 기술기반의 창업을 이끌어내는 일도 굉장히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80명 모두가 각자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서 창업을 했어요. 저도 본래부터 창업에 대한 관심이 없지는 않았어요. 헌데 이 경험을 계기로 창업에 더 크게 눈을 뜨게 됐죠.”

start up

스타트업,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는 가치로 환원하는 일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타이드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우리 사회에서 창업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더할 수 있도록, 더불어 청년들이 기술 창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자원한 것이다. 이후 하드웨어 스타트업 창업자, 메이커를 위한 ‘팹랩 서울’을 설립한 그는 3D 프린터를 통해 참여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와 제품을 실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는 가치로 환원하는 일에 상당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3D프린팅 기술이 알려졌습니다. 3D프린팅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에요. 3D프린터가 있으면 그야말로 ‘제조의 민주화’가 가능해집니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어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의 욕구와 갈증은 점점 다양화되고 있고 있어요. 3D프린터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현재 3D프린팅에 사용하는 소재는 다양해지고 수요처도 늘어나고 있다. 의료와 예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고산 대표는 앞으로 3D프린터 제작을 넘어 ‘에어비앤비’와 ‘우버’처럼 사용자와 3D프린터 소유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지난해 그는 국내 최초로 3D프린터 공유 서비스 플랫폼인 ‘쉐이프엔진(www.shapengine.com)’을 정식 오픈했다.
“쉐이프엔진 서비스는 3D프린터 공유 플랫폼이에요. 에어비앤비를 통하면 여행지에서 비싼 호텔이 아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인의 집을 빌려 숙식을 해결할 수 있듯, 쉐이프엔진을 통하면 비싼 3D프린터를 사지 않고도 원하는 모형을 만들 수 있어요. 3D프린터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이전보다 효과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보다 저렴한 값에 원하는 제품과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 수 있죠. 사실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을 제품화로 이어지게 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잖아요. 어떤 백그라운드도 없는 상황에서는 더 어려워요. 그렇다보니 이러한 서비스가 매우 효과적이겠구나 싶더라고요. 실제로 쉐이프엔진을 사용하는 이용자 역시 올 초에 비해 많이 늘어났어요.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belief

지식재산, ‘열고 닫는’ 지점 적절히 해야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 고산 대표가 바라보는 앞날은 결국 누구나 도전하고 시도할 수 있는, 그리고 그 시도들이 소정의 결과로 도출되는 시대다. 3D프린팅은 이러한 그의 시각을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인 셈이다.
고산 대표는 앞으로 창업을 이어나가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고산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그 일이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일이라는 믿음을 갖고 나가야 자신 스스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창업할 경우, 힘든 시기가 올 때 이겨낼 힘이 없어요. 아주 극단의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정말 모든 일이 다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도, 자신만의 믿음이 있는 일을 했다면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어요. 제가 처음 타이드인스티튜트를 설립할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마치 모래성처럼 금방 무너질 것 같다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를 지탱해 준 건 ‘확신’이었어요. 크게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한 줄기 빛을 그곳을 향해 쏘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믿음이요.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자신만의 믿음이 중요합니다.”
또한 고산 대표는 스타트업의 무기이자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지식재산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IP에는 ‘지켜야 하는 것’과 ‘오픈해야 하는 것’ 두 지점이 모두 존재합니다.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정보를 오픈함으로써 시장을 형성하고, 많은 지식이 모여 더 큰 지식을 이루는 시대에요. 이에 대한 적절한 선택이 필요한데, 다차원적인 조명과 분석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어 그는 창업을 두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회사는 망해도 사람은 망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스타트업 분야는 아직도 사람이 부족하다며, 생각하는 것만큼 스타트업의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다고 전했다.
“결국 중요한 건 본인의 역량을 쌓는 거겠죠. 이 말은 즉, 스타트업은 자신의 분야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도전하면 좋다는 거예요. 그 일을 스타트업을 통해 하는 거예요. 일단 창업을 하면 결국 시간이 무기에요. 준비된 분들이 창업을 하면 좋겠어요. 그런 경우 절대 결과가 나쁘지 않아요. 의미 있는 일을 생각하고, 그 일을 시작하면 됩니다.”
앞으로 에이팀벤처스에 더욱 집중하면서 하루하루 변화에 발맞춰 걸어갈 것이라는 고산 대표. 목표를 묻는 질문에 나온 거창하지 않은 대답에서 진심이 느껴진 이유는 뭘까. 제조 인더스트리에서 그가 또 어떤 멋진 일들을 벌일지, 고산 대표의 그간의 이력보다 앞으로 이뤄낼 일들이 더 기대가 되니 말이다.

한국발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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